2024 캔버스에 유화 162.2 x 130.3 cm
작가 소장, 2026
2024-2025《신화:시작하는 이야기》, 뮤지엄 원, 부산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칼뤼돈의 멧돼지사냥” 에피소드에서 모티브를 차용했다. 이중 파트1인〈Park's Land 35〉은 여신이 칼리돈의 평원에 커다란 멧돼지를 풀어놓는 장면이다.
멧돼지는 여신의 분노가 실체화된 괴수이며, 영웅들은 이 사냥의 과정 속에서 단일한 정체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파편화된 몸으로 이행한다. 나는 이러한 파편화된 신체를 통해 신화적 인물이 고정된 영웅이 아니라, 사냥이라는 사건 속에서 다른 존재로 ‘되어가는’ 과정에 놓여 있음을 시각화하고자 했다.
작품 속 불꽃과 왜곡된 지형, 겹쳐진 몸의 움직임은 변형의 에너지가 화면 전체에 확산되는 장치이다. 이 순간의 충돌은 파괴나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존재가 해체되고 다른 가능성으로 전환되는 하나의 변신 과정으로 읽히기를 바란다.
작가의 세 번째 회화 연작 ‘Park’s Land’는 “변신”을 둘러싼 다양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이 연작들을 준비하던 시기, 작가는 어떤 “가능성”을 회화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 확장된 상태를 다루기 위한 주제로 변신을 선택했다. 여기서 말하는 변신은 단순히 한 존재가 A에서 B로 바뀌는 형식적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될 수 있음”이라는 가능성, 상황에 따라 변모하는 역할, 존재가 지닌 잠재적 상태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이해된다. 신화나 영화 속 서사뿐 아니라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의 변화 가능성이 화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형상들은 구조적으로 해체되거나, 번지고 일그러진 듯한 붓질 속에서 경계가 흐려진다. 이는 단순한 형상의 변형이 아니라, 존재가 지닌 여러 층위의 상태가 동시에 드러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Park’s Land’는 형태가 변화하는 순간보다, 변화가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과 감각을 회화적으로 사유하는 작업이다. 다양한 이미지의 중첩과 붓질의 흐름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할 수 있는 것”의 세계를 드러내며, 작가가 탐구하는 회화적 상상력을 확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