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s Land 24-헤르마디토스, 그날의 호수 - Park Jung Hyuk

Park's Land 24-헤르마디토스, 그날의 호수

2022 캔버스에 유화 193.3 x 130.3 cm

Provenance

작가 소장, 2026

Exhibitions

2025《불온한 가능성》, 열정 갤러리, 서울
2024《에로·그로·넌센스가 비선형으로 결합할 때-에피소드1》, 뮤지엄 원, 부산
2023《에로·그로·넌센스가 비선형으로 결합할 때》, 아팅 갤러리, 서울

About The Work

이 작품은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속 헤르마프로디토스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영원한 사랑을 위해 한몽이 되기를 원했던 욕망은 오히려 사랑이 아닌 저주로 귀결된다. 이 작품은 두 존재가 하나의 몸으로 융합되는 순간을 재현하기보다, 자아와 타자의 경계가 흐려지는 ‘되기’의 과정을 탐색한다. 서로를 파고드는 몸의 형상은 단일한 정체로 수렴되지 않고, 해체되고 뒤섞이며 새로운 존재로 이행하는 중간 상태를 드러낸다.
 
화면 속 물결과 반사된 색층은 ‘그날의 호수’를 떠올리게 하며, 신화적 사건이 일어난 장소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기억과 변형이 스며든 물질적 표면으로 작동한다. 또한 콜라주처럼 분절된 화면은 시간과 사건이 하나의 층으로 병합되지 않고, 파편과 잔상을 통해 다시 구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신화가 완결된 서사가 아니라, 자아와 타자의 경계가 흔들리고 다른 몸으로 이동하는 현존적 과정임을 드러내고자 했다. ‘Park’s Land’ 시리즈에서 반복되는 변형의 장면처럼, 이 작품 역시 해체와 재조합을 거쳐 새로운 존재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하나의 이행의 순간으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


작가의 세 번째 회화 연작 ‘Park’s Land’는 “변신”을 둘러싼 다양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이 연작들을 준비하던 시기, 작가는 어떤 “가능성”을 회화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 확장된 상태를 다루기 위한 주제로 변신을 선택했다. 여기서 말하는 변신은 단순히 한 존재가 A에서 B로 바뀌는 형식적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될 수 있음”이라는 가능성, 상황에 따라 변모하는 역할, 존재가 지닌 잠재적 상태를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이해된다. 신화나 영화 속 서사뿐 아니라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의 변화 가능성이 화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형상들은 구조적으로 해체되거나, 번지고 일그러진 듯한 붓질 속에서 경계가 흐려진다. 이는 단순한 형상의 변형이 아니라, 존재가 지닌 여러 층위의 상태가 동시에 드러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Park’s Land’는 형태가 변화하는 순간보다, 변화가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과 감각을 회화적으로 사유하는 작업이다. 다양한 이미지의 중첩과 붓질의 흐름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할 수 있는 것”의 세계를 드러내며, 작가가 탐구하는 회화적 상상력을 확장한다.